14.03.13


드디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아, 진짜 예비후보구나 인식하는 순간마다 초조함과 조급함이 밀려온다. 83일이라는 시간도 촉박하게 느껴진다. 시간이 정말 빨리가고 있고, 결정해야 할 일들을 미루다가는 어영부영 1개월, 2개월, 3개월은 일도 아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동네에서 사람들을 예비후보자로 만나는 순간을 준비해야 한다.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만나서 할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만들어야 하고, 잘 디자인해야 한다. 함께 하는 동료들과의 팀웤도 여전히 중요한 이슈다. 

저녁에는 서대문 풀뿌리정치모임에 참가했다. 지난 10월부터 꾸준히 만나오던 모임인데, 어느새 이 모임도 반년 가까이 된 셈이다. '찍을까말까'라는 카카오그룹을 만들어 의제를 모으는 플랫폼을 모으는 방식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오늘 이 모임에서 "그 동안 지역 정치에 초대되지 못했던 사람들을 초대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집 없는 사람, 차 없는 사람이 반이 넘지만, 사실 지역정치의 현장이 가장 노골적으로 '소유'한 사람들의 이슈로 가득차 있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래서 지역성에 대한 어떤 합의도, 고민도 없는 많은 수의 도시 생활자들의 의제를 이번 선거에서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까 고민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그렇다면 정몽준 시장후보의 개발정책에 어떤 대답을 할 것인지?"라는 질문이 들어왔다. 나는 그런 개발정책이 더 이상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내 이야기에는 어떤 힘도 실리지 못했다. 공간의 반응이 그것을 잘 말해주었다. 
여전히 집값, 땅값을 올리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은 그대로 존재한다. 사실 정치는 늘 그 욕망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역할해왔다. 잘 알고 있다. 집이 있는 사람은 반이 안 되지만, 집을 갖고 싶은 마음을 가진 사람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탁월한 대안을 요구 받는다. 그 욕망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조금이라도 나은 방식으로 욕망을 최소한으로 자극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아무리 봐도 맞는 말이다. 
기적이나 전설을 바라며 해가는 것이 아니라면, 구체적으로 대답할 수 있는 내용을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되었다. 그리고 그 구체성을 갖기 위해 지방선거를 준비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지난 고민도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지역정치는 중요하고, 변화는 여기에서 시작되어야 하고, 도시계획은 주민들의 참여로 이뤄져야 하고, 수준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역정치가 무엇을 바꿀 수 있고, 그래서 가능한 변화는 무엇이고, 주민들의 참여가 가능한 도시계획은 어떤 시스템에서 이뤄질 수 있는지 충분히 연구하고, 그 내용을 갖고 있어야 한다. 

'지역의제'라는 것도 여전히 고민이다. '지역의제'라는 영역이 특별히 별도로 존재하는지 잘 알 수 없다. 중앙이슈에 잠식되어 지역정치가 사라져버렸다고 우리는 이야기하지만, 중앙이슈와 지역의제는 거의 동일한 욕망에 대한 반응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이 상황은 의도되었다기 보다는 자연스러운 것에 가깝다는 생각을 하곤한다. 오히려 어떤 의미에서는 공간적 범주로 '지역'과 '중앙'을 나누기보다는 '일상의제' 내지는 '삶의 의제'로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일상의제는 중앙이슈일 수도 있고, 지역이슈일 수도 있다. 풀어가는 공간이 다를 뿐, 그리고 각각의 영역에서 풀어가야 하는 역할이 있을 뿐, 일상의 문제로 의제를 재구성하다보면 지역과 중앙이라는 경계는 어느 순간 별 의미가 없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중앙이든, 지역이든, 무언가 중요하게 관통하는 발상이 있을 것 같은데, 그것이 뭔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 같은 맥락에서 최근에는 '지역정당'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과정만으로 '풀뿌리정치'를 해석한다면, 이 정치에는 '토론'이 없다. 정치는 결국 각각의 의견들이 부딪혀서 그것이 풀어지는 과정이고, 무엇보다 '공적인 삶'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경험이라고 생각하는데, 개인의 욕망을 그대로 인정하며 오로지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만으로 나는 그것을 '풀뿌리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정치적 지향이라는 것은 중요하다. 그것을 부정하는 순간 정치는 더더욱 '쇼'가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런 구구절절한 이야기를 명쾌하게, 짧게 정리해서 누구나에게 말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14.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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